"모든 항공기엔진, 2023년까지 친환경연료로 구동할 것"

"모든 항공기엔진, 2023년까지 친환경연료로 구동할 것"

이스트 롤스로이스 회장 겸 CEO 인터뷰

기업 목표 `2050년 탄소중립` 동식물성 바이오항공유 쓸것

`미래 먹거리` 소형모듈원자로 영국정부와 손잡고 개발 추진

韓과 군용 동력분야 협력 강화 9월 세계지식포럼연사로 참여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3년까지 롤스로이스의 모든 항공 엔진이 친환경 항공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영국 정부와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도 탈탄소화를 진행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좋은 기업이 되려면 환경·책임·투명경영에 관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ESG'가 산업계 화두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겠다는 주요국의 선언이 이어지면서 ESG 가운데서도 특히 환경·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매일경제는 에너지·엔진 기술의 세계적 선두 기업인 롤스로이스그룹의 워런 이스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 그는 오는 9월 14~16일 개최되는 세계지식포럼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주제로 본인의 시각을 내놓을 예정이다.

롤스로이스그룹은 세계 3대 항공 엔진 기업으로 꼽힌다. 자동차 부문은 매각했지만 여전히 영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이며 전 세계 방위산업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군·해군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스트 회장은 서면 인터뷰에서 "ESG 시대를 맞아 기업은 사회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근본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친환경 엔진 등 롤스로이스만의 핵심 기술을 통해 한국과 협력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스트 회장은 "2030년까지 자체 시설에서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기업이 되는 것이 롤스로이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넷제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양만큼 다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우선 2023년까지 모든 민간 항공기 엔진을 동식물성 바이오 항공유와 호환되도록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롤스로이스는 엔진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스트 회장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철도·요트를 재생에너지와 연결하기 위해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한국과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 아시아나항공 등의 비행기 350여 대에 롤스로이스 엔진 550여 대가 운용되고 있다. 특히 롤스로이스는 1980년대부터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항공·우주·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10억달러 규모의 터빈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스트 회장은 "한국은 밀리테크 4.0 시대에 발맞춰 육지와 공중, 바다 전역에서 전차·전투기·전함의 전기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군용 도심항공교통이나 레이저빔 무기에 필요한 동력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기술 분야에서도 롤스로이스는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력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롤스로이스는 영국 정부와 함께 컨소시엄을 만들어 SMR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SMR는 기존 원전보다 규모는 작지만 안전성을 1만배가량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미래형 기술이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각국이 2020년대 후반 이후 SMR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